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에 대해 진지하게 사과했다.

박 시장은 7일 기자회견을 갖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140만원 월급 중 100만원을 저축하며 기관사의 꿈을 꾸던 청년의 꿈을 지켜주지 못했다’며 고인과 유가족, 시민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했다.

이날 박 시장의 사과문 중에는 이런 대목도 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지 못한 사고였기에 더 황망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다시는 이런 우를 범치 않겠다면서 세번째 동종의 참사를 불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날 사과 기자회견에서는 안전의 의의가 강조되기도 했다.

안전은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이며 안전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함에도 이번 사고로 드러난 현실은 위험이 누구에게나 같은 무게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고 했다.

지난해 강남역 사고 후 2인1조 매뉴얼을 만들고 자회사 설립을 추진한다고 했으나 이는 시간제한과 그에 따른 페널티 부과, 노동인력의 부족함이라는 현장의 문제를 도외시한 탁상공론이었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은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게 하겠다며 서울시 교통본부장 경질, 메트로 본부장, 감사 등 관련자들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사후 개선대책으로는 불공정 관행이 만연된 ‘하청’ 구조에 시민안전을 맡기지 않겠다며 시민의 생명, 안전과 직결된 업무, 위험한 업무의 외주화에 대해서는 직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날 박 시장의 사과에는 상당한 진정성이 담겨 있었으며 문제의 개선에 대한 의지도 보였으나 정작 중요한 것은 안전의 기본적 인식에 대한 변화였다. 안전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을 때 안전은 실체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시민들을 상대로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시민안전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시민들의 안전의식을 일깨워 안전을 향상시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에 앞서 모든 행정 집행자들의 안전불감증을 퇴치할 수 있도록 강력한 안전의식 개선 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스크린도어 보수업체의 자회사 계획을 중단하고 직영 전환을 포함해 원점에서 대책을 재검토한다고 밝혔지만 그 근본에 안전의식의 결핍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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