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세월호 참사 때 수많은 생명이 희생된 것은 재난에 대한 행동요령을 터득하지 못한 탓도 크다. 이번 진도 5.8의 지진에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며 어찌할지 몰라 당황하는 모습들을 보였다. 일찍이 이런 지진을 겪어보지 못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지진 발생시의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있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우리도 이제 지진에서 예외가 아니라면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은 물론 최소한 비상행동요령이라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번 경우처럼 집안에 있을 때 지진이란 것을 느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지진은 크게 흔들리는 시간이 길어야 1～2분 정도밖에 안된다. 그러나 그 강도에 따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우선은 천장의 붕괴나 높은 곳에 있던 물건의 낙하를 피해야 한다. 중심이 낮고 튼튼한 테이블도 보호구가 될 수 있으니 그 밑에 들어가 다리를 꽉 잡고 몸을 웅크리거나 방석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는 것도 요령이다.

불이 날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당황스러워도 최대한 침착하게 정신을 차려 빠르게 불을 꺼야 한다. 물론 대지진이 왔다면 소방차에 의한 소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불을 끄려는 한사람 한사람의 노력이 지진에 의한 피해를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지진이 발생하면 대부분 일단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절대 서둘러서는 안된다. 지진이 발생했다고 해서 확인없이 서둘러 밖으로 뛰어 나가면 유리창이나 기와, 간판 등이 떨어져 오히려 위험한 상황을 맞는다. 블록담이나 자동판매기, 고정되지 않은 대형물건 등은 진동 때문에 넘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이들 가까이에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심리적 함정도 있다. 대문기둥이나 담장은 튼튼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매우 위험한 흉기가 된다. 실제 대지진시 블록담이나 대문기둥이 무너져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백화점이나 극장, 지하상가 등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서 지진이 나면 안내자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최선이다. 큰 혼란을 빚지 말고 혼란에 휩쓸리지도 않도록 하는 것이 살아나는 방법이다.

이제는 지진에 대해 사람들이 더 많이 알고자 한다. 대재앙시의 안전을 구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국민안전처를 비롯해 관련기관과 단체들이 지진시의 국민행동요령을 내놓고 모두가 숙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실제로 지진이란 대위험이 닥쳐와도 그 와중에서 안전을 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안전이 우리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면 그 무엇보다 우리가 안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안전문화다. 위기 속에서 위대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안전문화가 아니겠는가. 이번 지진이 우리로 하여금 안전에 대한 생각을 한번이라도 더 하게 했다면 이제는 그 안전을 위해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노력을 계속해야 된다. 제일 먼저 국민안전처에 부여되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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