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지진을 몸으로 체험하고 나니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깨닫고 있다. 여태껏 지진은 우리에게 강 건너 불 정도로 인식됐었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는 무관심했던 것이다.

5.8 강진에 잇따라 여진이 발생하고 있어 불안하기 그지 없다. 이제부터라도 대비에 만전을 기할 수 있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 때도 뼈아프게 느꼈지만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이번 지진으로 국민 모두가 실감하게 됐다.

늦었지만 이제 국민안전처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사용될 지진방재 로드맵을 마련한다. 지진방재 로드맵은 민간·공공시설 등 사회 전반에서 지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지진방재 가이드’라 할 수 있다.

국민안전처 산하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올해말까지 사회 전반에서 사용될 지진방재 로드맵을 마련, 오는 2018년까지는 안전방재 관련 부처의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 한다.

안그래도 지난 4월 일본의 구마모토 지진 이후 국민안전처가 지진방재 개선대책을 연구하고 나섰으나 속도감이 없었다. 설마 우리에게 큰 지진이 오랴 하는 방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이번 지진에 우리가 얼마나 당황하고 갈팡질팡했던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가 지진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았으니 이제부터라도 철저히 외양간 고치기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그간 우리 사회 전반에 적용할 지진방재 연구나, 제안이 없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지진방재 항목들을 체계적으로 선별하고 연구해 실용에 빈틈없는 로드맵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국민안전처가 만든다는 이 로드맵은 민간, 공공 건축물, 시설 등 우리 사회에 적용할 지진방재 항목을 찾아 연구하고 재점검하는 과정을 통해 선별해 담는다. 출발이 늦었으나 다양한 기술이 발전할 미래사회에 활용할 수 있는 신 지진방재 항목을 찾는다는데 의의가 있다 하겠다. 바로 이것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지진방재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지진이 나면 흔들리고 무너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진설계가 필요하고 방재대책이 마련돼야 하는 것이다. 국민안전처야말로 확실한 지진대책을 마련해 국민들이 더는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재난문자 발송이 늦고,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등 제때 대응이 미흡해 국민불안을 더하게 한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국민안전처의 위상을 회복해주기 바란다. 국민들이 제일 먼저 바라보는 곳이 국민안전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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