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격언은 하도 많이 쓰고 들어서 이젠 거의 잔소리처럼 들린다. 그럼에도 이 속담에는 강렬한 경고와 예방의 메시지가 실려 있다. 그래서 진부하지만 자주 쓰인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산다”는 말도 안전에 대한 각성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평소엔 건성으로 듣고 넘기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호랑이에게 물려 갈 일도 없을뿐더러 그것이 다른 재난을 의미한다 해도 우리들의 속성은 예방을 늘 뒤로 미루곤 하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데 제일 중요한 것이 생명이다. 그리고 이 생명을 지켜주는 것이 바로 안전이다. 그런데 이 안전이 요즘 우리들 의식 밖으로 소외돼 있다. 정국이 혼란스러운 탓인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요즘 안전 얘기를 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시점에 분발하고 나서야 할 곳이 국민안전처다. 국민안전처는 사람들이 항상 소홀히 하지만 가장 잘 챙겨야 할 ‘안전’이란 이슈를 간판에 새겨 넣었다.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리고 안전을 지키는데 열성을 다해 이제 이 나라도 명실상부한 안전선진국에 들어서게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지니고 있다. 요즘 같이 정국이 어수선할 때야말로 국민안전처가 쉼없이 안전을 외치며 국민들을 위한 안전울타리를 쳐야만 한다.

사실 일반국민들이 안전에 소홀한 것은 나라에서 국민을 잘 지켜 주리라는 신뢰감으로 한시름 놓고 있는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에 국민안전처라도 시국과 관련없이 국민안전을 챙기는데 총력을 쏟아야 한다. 축구에서 가장 초보적인 전술은 공을 쫓지 않고 사람을 지키는 것이다. 공만 보고 쫓아 다니다간 백전백패하고 만다. 재난도 재난만 바라봐선 재난을 줄이지 못한다. 재난을 막는 근본적이며 확률 높은 전술이 있다면 그것은 안전홍보요 ‘예방’이다.

국민들이 지진에 불안해하고 있으나 정치적 진동에 묻혀 안전얘기는 쑥 들어가 버렸다. 재난과 사고는 예고없이 찾아든다. 멍하고 있는 사이 대재난이 덮치면 이를 어찌 감당할 것인가. 안그래도 요즘 크고 작은 안전사고들이 잇따르고 있다. 불안하고 불편한 시점이지만 언론도 정부도 안전엔 눈을 돌릴 여유가 없는 것인지 관심이 없는지 안전은 나몰라라 하는 식이다.

이제 겨울로 접어들면서 긴장할 때가 됐다. 폭설 등 자연재난은 물론이고 연말 연시와 연관한 화재와 대형사고의 위험이 가중되는 초긴장의 계절이다. 우리는 지금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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