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현장 타이어 롤러.

도로공사현장에서 중장비의 작동 경고음이 울리지 않아 근처에서 작업하던 근로자가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일 오후 2시 10분경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인천서구-김포신도시간 도로개설공사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이모씨가 후진하는 타이어 롤러에 깔려 숨졌다.

유가족은 “시공업체는 롤러 운전자가 점심식사 시간에 임의로 장비를 이동시키다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하며 장비유도자 및 안전관리자의 책임을 피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시공업체는 사고 당일 점심식사가 늦어져 사고가 휴식시간 중에 일어났다고 주장하지만 식당 직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근로자들이 공사현장으로 돌아간 시각은 오후 1시경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는 도로의 아스콘이 눌린 사고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는데 이는 사고 당시 아스콘이 뜨거운 상태였음을 증명한다”며 “이런 정황으로 볼 때 본격적인 오후 공사작업 중 사고가 일어난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장 확인 결과 타이어 롤러에는 스피커가 달려 있었지만 후진시 아무런 경고음도 나오지 않았다”며 “시공업체에서 안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조금이라도 사고예방을 위해 노력했다면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사고 원인 규명 등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유가족과 최선을 다해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사고가 일어나자 노동청에서는 감독관을 보내 사고현장 및 시공업체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으며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확인했다. 사고 현장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는 유가족 의견에 대해 노동청 관계자는 “시공업체가 현장 보존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공사 발주처인 인천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건설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공사 시방서에서도 교육을 시행토록 의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안전교육 강화대책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박광하 기자  hirona@safet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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