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소방헬기 ‘까치’의 현역시절 산악인명 구조활동 / 사진 = 소방청 제공.

한국 최초의 소방헬리콥터 도입과 소방항공대 창설의 역사적 배경이 공개됐다.

소방청(청장 정문호)은 문화재청이 주관하고 있는 근대 소방유물 목록화 사업과 관련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헬리콥터 도입과 소방항공대 창설의 역사적 배경을 찾아 공개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내 최초의 소방항공대는 서울특별시에 설치됐다. 1983년 4월 ‘서울특별시 항공대 설치 조례’를 제정했지만 실제 소방헬기를 도입해 운항하기 시작한 것은 1979년 12월부터다. 서울시가 전용 소방헬기를 도입하게 된 배경에는 아픈 사고가 있었다.

1970년대 서울은 도시개발이 진행되면서 고층건물이 늘어났지만 소방력 확보는 그에 미치지 못해 대연각호텔 사고 등이 발생했다. 하지만 소방차 구입에 차관을 도입해야할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이었기 때문에 전용 소방헬기의 도입은 거론되지 못했다.

1979년 4월 서울 충무로의 라이온스호텔에서 내부 개조 작업 중에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 5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3명은 대피하다가 연기에 질식해 사망했으나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육군 소속 UH1 헬리콥터로 구조되던 2명의 여성은 밧줄을 놓치는 바람에 100여미터 상공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대형화재예방종합대책’을 수립해 발표하고 항공구조 대책도 내놨다. 서울 시내 31개 고층건물에 헬기착륙장을 설치하고 전용 헬기 2대를 도입해 항공소방대를 창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서울시내 전 관광호텔 종업원을 대상으로 소방훈련을 했고 7월에는 공군의 협조를 받아 소방대원들에게 공수훈련·구조망 활용 인명구조훈련 및 인명구조 출동 비행훈련을 실시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헬기도 이 시기에 도입됐다. 미국 휴즈사가 제작한 소방헬기였고 기종은 당시 일반 국민들이 흔히 ‘잠자리 비행기’라고 부르던 민수용 500MD기종이었다.

총 2대 중 한 대는 면허생산을 하는 대한항공에 발주해 1억5000만원의 예산으로 제작됐고 나머지 한 대는 한국화재보험협회가 기증했다. 이 헬기의 이름이 ‘까치 1호’와 ‘까치 2호’다.

이후 항공방제 작업 중이던 한 대는 1996년 서울 성동구 장안빗물펌프장 앞 중랑천변에 추락해 반파되면서 폐기 처분됐다. 나머지 한 대는 2005년 3091회의 출동을 통해 2983시간 45분간 비행하면서 942명의 인명을 구조하는 등 25년간 활약을 했고 2005년에 퇴역해 현재는 서울보라매 시민안전체험관 야외에 전시돼있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소방의 모든 사건이나 유물 하나하나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역사를 통해서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유물과 이야기 발굴 사업을 계속하는 한편 국립소방박물관 설립 추진과 더불어 중요한 유물은 근대문화재로 등록될 수 있도록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혁 기자  jmin89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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