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할 때 연락이 안 되는 것 보다 더 안타까운 것이 없다. 경찰·소방·국방·지방자치단체 등 재난 관련 기관의 무선통신망이 하나로 통합돼 불통의 우려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 작업을 서두르는 건 재난 발생 시 국민의 안전 보호, 국가적 피해의 최소화를 위해 통합 안전네트웍이 절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때 우리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소속이 다른 구조대가 서로 다른 통신 방식의 무전기를 사용하는 바람에 제대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피해가 커졌던 것이다.
그러나 이 재난안전 통신망의 통합은 그 당위성이 충분한데도 기술방식과 경제성 등에 대한 논란으로 차일피일 미루어지다가 작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나 기술방식에 있어서는 유럽에서 개발한 테트라(TETRA) 방식의 채택 여부가 문제됐었으나 정부는 작년 7월 31일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이 훨씬 뛰어난 PS-LTE를 기술표준으로 결정했었다.
그러던 중 KT와 SK텔레콤이 마침내 국민안전처와 국가재난통신망 최종계약을 체결하고 11월 23일부터 210일 동안 재난망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가재난통신망 사업이 본궤도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재난안전통신망은 전용 통신망을 따로 설치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건물 내부나 지하 등 일부 지역은 기존 이동통신업체들의 LTE 망을 활용할 계획이며 필요한 주파수는 700㎒ 대역에서 20㎒ 폭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재난안전망은 2017년까지 4세대 이동통신 LTE를 기반으로 한 전국망이 구축될 예정이다. LTE 통신망을 활용한 재난망은 세계 처음이다.
이 PS-LTE 표준 기술은 세계 이동통신 표준화 기구인 3GPP가 올 3월에 제정했다.
광대역 재난안전 무선통신망 PS-LTE(Public Safety LTE)는 영상 및 고해상도의 화상이나 고정밀 도면 등의 멀티미디어 정보를 이용해 재난상황을 예측하고, 재난발생 시엔 현장의 생생한 인지와 신속하고 정확한 재난대응이 가능토록 해준다.
한편 KT는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통신이 가능한 ‘위성 LTE’를 독도에서 서비스한다. 독도는 그 동안 마이크로웨이브를 통해 무선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각종 재난·재해 등 위기상황에 대비한 재난안전망 구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위성 LTE’는 위성을 기지국처럼 활용해 LTE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솔루션으로 동해 최극단인 독도까지 어떠한 상황에서도 끊김 없는 통신이 가능해져 재난 대응을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지진감지센서, 기상센서 등을 LTE네트워크와 연결하면 자연재해 발생 위험을 실시간 감지할 수 있는 재난안전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어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만하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통신두절의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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