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의 인재사고중 하나로 기록된 대구지하철참사가 난 지 오는 18일로 1주년이 된다. 192명의 귀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고 147명의 부상자를 낸 이 사고는 아직도 미확인 시신들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최근 제40회 한국보도사진전에서 영예의 대상으로 한 유가족의 ‘비탄의 눈물’이 선정될 정도로 이 사고는 지금도 우리 사회의 안전에 대한 경종을 울린 사고였다. 이 시점에서 과연 이들의 값진 희생이 우리들에게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가? 적어도 외형상으로 우리 사회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도 새로워졌고 제2의 대구지하철과 같은 사고 재발방지에 노력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먼저 지하철 당국을 보면 단계적이지만 내구성 자재로 지하철 내부구조를 대체하고 일본과 같이 ‘스크린도어’도 설치할 계획이다. 지하철 이용 승객들도 운행중 갑작스런 전원 차단으로 운행이 정지되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지하철 당국도 신속한 안내방송으로 승객들을 안심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만큼 안전에 대한 무딘 생각들이 바뀌고 있음은 대구지하철사고가 보여준 교훈이다. 그러면서도 가장 무딘 곳은 정치권이 아닌가 싶다. 지난 1년간 정부 당국의 대구지하철 수습 복구지원 상황을 보면 특별교부세 187억원 지원과 재난관리 조직체계를 새로 갖추기 위해 지난 연말 소방방재청 신설안까지 확정지어 놓고도 국회 때문에 법 시행을 차일피일 미룬 채 뒷짐을 지고 있다. 대구참사 당시만 해도 조직기구 신설에 열을 올렸던 정치권이 정작 정부안으로 신설 조직안이 상정되자 의원입법안과의 상충으로 국회 통과가 끝내는 미뤄지고 말았다. 시급한 민생법안 못지 않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 줄 재난관리조직보다 더 시급한 법안이 어디 있겠는지 반문하고 싶다. 더욱 근년들어 지하철 공간에 대한 안전문제가 날로 늘어가고 있다. 대구지하철 사고 1주년을 되돌아 보면서 이제 생활권이 지하로 바뀌어 가는 현대생활 패턴에서 안전만은 생명 지킴이의 최후 보루로서 최우선 가치가 부여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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