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철도 100년사에 한 획을 긋는 고속철도 KTX가 지난 1일 개통됐다.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철도는 이제 대한민국의 생활과 물류를 가히 뒤바꿔 놓을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전국이 2시간대 생활권에 들어섬으로써 지역간 균형발전이 가시화되고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탈서울’ 현상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2년간 대장정속에 이번 KTX가 개통되기까지 빈틈없는 개통 준비에 심혈을 기울인 철도 관계자 노고에 우선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꿈의 열차’라는 KTX의 개통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고속철도는 안전이 생명이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고속철이 시속 300km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전동기이다. 전동기는 전기 에너지를 바퀴 회전력으로 바꿔주는 장치로 KTX에는 12개가 장착된다. 보통 전동기 1개의 힘은 말 1500마리가 끄는 힘과 같은데 이 정도의 힘은 지하철도 있지만 차체가 무겁기 때문에 시속 100km 미만으로 달린다. 문제는 상시 고속을 유지하는 데는 차량, 선로변, 역사, 터널, 전력, 신호통신 등 각종 안전설비가 유기적으로 제어관리되고 부단한 정비가 가장 중요시 된다. 또 화재, 폭설, 폭우 등 각종 비상상황에 대한 예비계획도 수반된다. 그러나 고속철이 아무리 첨단자동시설을 장착했다 해도 결국 사람이 움직이는 기계이다. 고속철도는 천문학적인 설비이지만 아주 사소한 실수가 엄청난 대형재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면 오늘날 선진국에서 테크닉보다 ‘휴먼 에러’를 인간 안전공학 측면에서 중요시 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번 한국형 고속철을 만드는데 기술적 자문을 해준 프랑스 TGV가 지난 25년간 5억km 무사고 기록을 갖고 있다지만 결코 100% 안전성에 자신있다고 장담해선 금물이다. 그간 시운전단계에서 체크된 운행상 안전체크포인트 유의는 물론 전국철도노조측의 29일 부산에서 안전대책 강화 촉구도 귀담아서 무한안전을 철도경영의 핵심요소로 삼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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