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가 개통된 지 반달이 지났다. 많은 사람이 고속철을 타보고 싶어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만큼 ‘꿈의 열차’에 대한 동경심이 높다. 그런데 역사적인 개통 첫날부터 연일 잔고장을 일으키더니 지난 11일에도 2차례 고장으로 승객들의 환승사태가 발생했다. ‘가랑잎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최첨단을 자랑하는 고속철. 그것도 100여 차례의 시운전을 거쳐 300km 초고속을 장담했던 고속철도가 계속 잔고장을 일으킨다는 것은 안전운행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11일 부산발 서울행 고속철 16호 경우도 원인을 몰라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철도청 당국은 개통 초기엔 자동안전 제어시스템 가동으로 일부 열차 지연사례가 있었지만 개통 이후 5일동안 95.6%의 정시운행을 유지하고 있으며 TGV도 6개월이 지나야 90% 운행률에 올라섰다고 KTX의 안정적 운행에 자신하고 있다. 개통 첫날부터 역방향 좌석배치에서부터 일반 열차의 축소운행 등으로 일부 승객들의 불만이 불거져 나온 상황에서 이처럼의 잔고장(당국은 장애)은 어떤 해명보다 완벽한 안전점검에 대한 경고등으로 봐야 할 것이다. 철도 기술진에 의하면 역좌석 배치 개조에도 좌석 밑에 수많은 전력공급선과 센서 배선을 바꾸는 고도의 기술이 요해 섣불리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고속철은 안전장치 작동 등 기술적인 문제에 봉착할 경우 정밀조사분석과 조치기간에 상당한 시일을 요한다. 지난 6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건 국무총리조차 고속철 고장에 대해 언급, “너무 쉽게 생각하고 대처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KTX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고속철도이다.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의 ‘신칸센’이나 25년간 5억km 무사고 기록을 갖고 있다는 프랑스 ‘TGV’의 안전운행 역사도 결국은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안전점검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을 꼭 유의하길 바란다. 철도청 당국은 초기의 일시적 기계장애를 너무 안일하게 보지 말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해 재발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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