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7일 세계보건의 날을 맞아 올해의 주제를 ‘교통안전’으로 정했다. WHO는 이날 프랑스 국제회의센터를 세계보건의 날 기념식 장소로 정한 것은 프랑스가 최근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인 모범국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지난 2002년부터 교통사고 사망자 줄이기를 국책사업으로 추진해 온 결과 첫해 사망자수를 20%나 줄이는데 성공했다. 한편 UN은 이달중 UN특별총회에서 한국의 이종욱 WHO 사무총장이 교통안전을 주제로 연설하는데 교통사고를 주제로 특별총회가 열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WHO 통계에 의하면 지난 2000년 기준 연간 500만명 이상이 각종 상해로 생명을 잃고 있는데 그중 교통사고 사망자가 126만명에 이르고 2000만명이 부상을 입고 있다. 암같은 질병과는 달리 개인이나 국가가 조금만 더 조심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이 교통사고인데도 오늘날 전쟁보다 더 무서운 것이 교통사고임을 실감케 하고 있다. 교통사고 사망은 우리나라 역시 심각하기 그지없다. 지난 30년간 교통사고 통계에 의하면 모두 532만여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25만여명이 사망, 600여만명이 부상을 입었다.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수는 5.5명으로 영국, 일본 등 선진국 수준보다 4~5배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이같은 교통사고의 불명예를 씻고자 2000년부터 국무총리실 안전관리개선기획단이 주축이 돼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왔다. 그 결과 2000년 한해 1만236명의 사망자수가 2001년에는 8097명으로 크게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盧武鉉 정부 들어서는 교통사고 50% 감소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올 들어 지난 2월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교통사고 감소대책 종합 토론회를 가졌다. 그러나 최근 도입된 자동차번호판이 교통위반차량 무인단속카메라의 영상인식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사실 하나만 봐도 우리의 안일한 교통안전대책을 말해주고 있다. 차제에 우리도 교통사고에 대한 예방과 대책을 다시한번 면밀히 챙겨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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