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아침은 사랑과 더불어 삶의 보람을 더 한층 느끼게 한다. 나뭇잎이 가지마다 싱그럽게 돋아나고 구태여 들녘에 나가지 않아도 도심 곳곳 빌딩 숲에서도 봄꽃들을 눈요기할 수 있다. 또 가진 것은 부족해도 우리들의 마음을 한결 풍요롭게 해 주는 계절이다. 5월은 가족과 부모, 형제, 자매, 이웃과 학교, 사회가 하나같이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함께 나누는 달이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처님 오신 날이 줄줄이 몰려 있다. 또 한달 내내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1년 365일 가정보다 더 중요한 날이 없겠지만 정작 기념일로 정해 놓고 보니 생명의 귀중함과 삶의 질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그런데 최근 우리 사회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잇단 자살과 사업장의 산업재해로 인한 인명 손실이 커지면서 전쟁보다 더 무서운 것이 인재사고가 아닌가 싶다. 특히 산업재해 사망의 심각성을 국제노동기구(ILO) 자료에서 보여주고 있다. 지난 28일 ILO가 제2회 세계산업안전의 날을 맞아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해마다 전세계에서 225만명이 산재로 목숨을 잃고 있다. 이는 하루 6000명, 15초당 1명 꼴이다. WHO(세계보건기구)가 조사(2000년 기준)한 또 다른 인명사고 통계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126만명, 자살 81만명, 전쟁 및 분쟁 31만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재사망사고도 예삿일이 아니다. 지난해 사망자수는 2923명(사고사망 1533명, 질병사망 1390명)으로 1년전 2605명 보다 12%나 늘었다. 하루평균 8명의 근로자가 사업장에서 목숨을 잃는 꼴이다.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자살 사망자도 한해(2002년 기준) 1만3000명에 이르러 40분만에 1명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우리의 자살 사망률이 4위라면 무엇을 의미하는가? 5월의 푸르른 하늘에 무한한 삶의 역동성과 내일의 희망 가능성을 맘껏 펴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생명을 중시하고 인간존엄의 안전문화가 곳곳에 확산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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