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예년보다 높은 고온현상으로 열대야가 심했으나 태풍 피해가 적은 것이 천만다행이다. 더욱 올 여름 들어 두차례에 걸친 태풍 역시 천우신조로 세력이 약화된 점도 있지만 그 어느때보다 신속한 방재시스템이 주효해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 유의할 대목이다. 우리는 지난 십수년간 태풍으로 인한 엄청난 피해로 쓰라린 고통을 받아왔다. 가까운 사례로 지난해 태풍 ‘매미’ 때만 해도 사망실종자 113명, 재산피해액이 4조2000억원에 달했다. 그런데 올해 경우 지난 7월 태풍 ‘민들레’ 영향으로 1명이 사망하고 수명의 이재민을 낸데 이어 지난 8월 중순 제15호 태풍 ‘메기’가 남부지방을 엄습했으나 당초 우려보다 피해 규모가 크게 적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에 의하면 사망·실종 6명에 이재민는 모두 1763가구 4333명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태풍피해가 최소화된 것은 무엇보다도 과거보다 대비를 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메기’ 경우만 보아도 지난 17일부터 태풍상황과 대처요령을 TV와 라디오를 통해 수시로 알렸고 고속도로 전광판, 민간 모니터 요원 등을 통해 재난 예·경보를 신속히 했다. 또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도 행락, 등산객 9570명과 선박 6만여척을 사전에 대피시키는 등 사전 조치에 최선을 다했다. 기상청 역시 새로운 방재기상정보시스템을 가동해 이전 3~4시간으로 발령되던 기상특보를 1~2시간 간격으로 신속히 발령한 점도 크게 유효했다. 또 중앙 정부차원의 방재도 출범 100일을 앞둔 소방방재청이 청장 직접진두 아래 사전 대피 명령, 통행제한 등 국가방재 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다. 이번 ‘메기’ 태풍과 규모가 비슷했던 지난 91년 태풍 ‘글레디스’ 때 103명의 인명피해를 입었던 쓰라린 경험과 대조하면 사전방재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제16, 17호 태풍이 또 예고되고 있지만 이번 태풍을 거울삼아 신설 소방방재청 주도로 지자체가 합심하면 그 어떤 자연재난도 막을 수 있다는 값진 교훈을 국민 모두와 함께 확인하는 기회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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