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892건에 불과하던 산재보험 관련 행정소송이 지난해 1536건에 달했고 올들어서도 9월말까지 1234건의 행정소송이 새로 접수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산재보상금 지급액이 지난 6년새 두배 이상 증가했음에도 산재소송 건수는 줄기는 커녕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행정소송에서 근로자가 승소하는 비율은 10%대에 머물고 있음이 드러났다.   올 9월말 현재 근로복지공단의 패소율은 12.5%에 그쳤다.   패소율 추이를 보면 2000년의 37.7%이던 것이 2003년에는 22.8%, 2006년에는 13.2%를 기록, 해마다 패소율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거꾸로 이야기하자면 근로자의 소송 승소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재소송이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딱 한가지 보상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산재보상금에는 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유족급여, 상병연금, 간병급여 등이 있는데 이를 모두 합산하면 1인당 받을 수 있는 보상금이 평균 1300여만원에 달한다는 것.   소송비용은 비싸봤자 몇백만원선이니 결국 버텨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계산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막무가내’식 또는 ‘묻지마’식 소송이 꼬리를 무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참고로 산재보험 지급 상황을 살펴보면 2004년도에 18만9275명에 2조8590억원이 지급됐고 2006년의 경우 20만6333명에 3조1630억원, 올 9월말 현재 18만1921명에 2조3400억원이 지급됐다.   대단한 규모이다. 이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당하게 수혜를 받았을런지, 그 진실이 궁금하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업무와 관련없는 사람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아 보상금을 타갈 경우 정작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들이 선의의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소송을 준비하느라 행정력 낭비 또한 극심한 실정”이라고 푸념했다.   산재보상문제와 관련해 적잖은 병원들이 업무처리에 있어 부풀리기, 비정상적 판정 등이 다반사라는 지적의 소리도 높다.   이같은 제반사항을 감안한다면 산재보상과 관련한 현실적 문제가 예상 외로 심각한 수준일 수도 있다.   산재소송은 통상 1년 가까이 긴 시간이 소요된다. 이렇다 보니 행정기관으로서는 소송에 맞대응하는데 너무나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따져봐도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몇몇 근로자들의 지나친 목전 이익 추구로 말미암아 다수의 사람들과 행정력이 치명적 손실을 입는다면 이같은 일은 서둘러 시정돼야 할 우선적 과제임이 분명하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저작권자 © 안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