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부터 월요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두차례나 겹치는 바람에 소방당국과 지자체 공직자들을 긴장케 했던 ‘산불비상사태’가 대과없이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작은 규모의 산불이 간헐적으로 발생하기는 했지만 큰 피해를 입히지는 않았다. 지난 9일에 1건, 11일에는 4건이 발생했으나 전북 장수군 장계면과 경북 성주군 벽진면의 산불의 피해면적이 0.3㏊ 정도였다. 지난 12일에는 경북 경산의 와촌면(0.05㏊)과 구미 해평면(0.1㏊)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올들어 발생한 산불은 5월 현재 269건 168.64㏊로 건수대비 지난해 보다 27%가 줄었다. 고성산불 등으로 초긴장국면으로 치닫던 산불이 이처럼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첫째, 소방당국과 지자체의 산불예방을 위한 행정력 집중화에 기인한다. 비상경계근무 기간 설정이다 뭐다하면서 산불예방활동에 정성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둘째는 일반인들의 산불에 대한 의식전환이다. 입산(入山)을 하면서 불씨를 지니지 않는다는 등 조심한 흔적이 발생건수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산불에 대한 현황을 분석하다 보니 얼마 전에 들었던 우스개 소리가 떠오른다. 이야기는 대략 이렇다.   인근 관악산에는 평일에도 산행차 수많은 사람들이 몰린다고 했다. 사찰도 두개인지 세개가 있다면서 어떤 한사람이 산을 오르다 보니 허연 수염의 노승 비슷한 분이 저편 먼 곳을 무념무상의 경지에 심취한 듯 바라보고 있더라는 것. 산에 오르던 그 사람이 수염 달린 그 노승 비슷한 사람에게 설법 한마디를 간청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먼 곳을 한참 응시하더니 이렇게 이야기하더라는 것이었다.   “심조불산에 청구악관이로세….”   이 말을 듣던 그 산행자는 그 말을 잠시 묵상한 뒤 뭔가 큰 뜻을 깨달은 듯 감사함을 표하며 자리를 뜨더라고 했다. 그 친구는 주위에 있던 사람들에게 이 말의 뜻이 과연 무엇이었겠느냐고 물었다. 첫 머리에 마음심(心)자도 있고 불(佛)자도 있고 하니 꽤나 심오한 말씀이 아닐까 생각했다. 깊은 뜻이 있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그 친구는 배꼽을 움켜쥐면서 이렇게 해석(?)해 줬다. ‘산불조심 관악구청’을 거꾸로 읽은 것이었던 것.   어떻든 산불이 최근들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으나 그렇다고 경계심을 늦춰서는 결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기상청이나 소방당국의 발표내용에 따르면 최근의 기상예보는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 파랑주의보 등이 동시에 발령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기상여건은 자칫 방심하다가는 산불 때문에 엄청난 낭패를 당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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