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분야 정책의 근간이 되는 산재예방 5개년 계획이 발표됐다. G20 정상회의 개최국에 걸맞게 국격을 높이자는 정부 방침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분야도 커다란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제3차 산재예방 5개년 계획은 지금까지의 계획과 다르게 산재예방정책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출발했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산업안전보건정책의 성적표인 산재율이 10년 가까이 0.7%대에 정체돼 있다는 점을 전제한 정부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안전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것이 이번 계획의 목표임을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노사 자율적 재해예방활동의 제도화, 민간참여를 통한 협력적 네트워크 구축, 산재취약분야 지원 강화 등을 향후 5년간 시행될 세부 주요과제로 설정했다. 세부 주요과제를 살펴보면 커다란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법과 제도를 통해 사업장에 강제로 안전을 운영했다면 지금부터는 필요에 의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안전으로 유도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남이 시켜서, 처벌을 받기 때문에 행하는 안전의 한계는 0.7%까지이며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경제발전 우선정책의 후유증으로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원진레이온 이황화탄소 중독사고가 발생하던 90년대 초까지 강제적인 산업안전보건정책은 단시일내에 산업재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또 현장교육과 지원을 통해 안전보건기술을 전파하는 일도 재해예방에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지구촌 모든 국가가 하나의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글로벌 시대를 맞아 우리 산업안전보건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은 지체할 수 없는 시급한 일이다. 안전이 생활속에서 실천돼야 하는 중요한 일이라는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면 정체된 산업재해율이 언제까지 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스스로 안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참여하는 안전이 시행돼야 할 때가 됐다. 제3차 산재예방 5개년 계획을 통해 우리의 산업안전환경의 변곡점을 만드는 것은 산업안전보건 관계자 뿐아니라 전국민의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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