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는 지난 3월말 과천경찰서와 소방서 등 도시안전과 유관한 기관 및 사회단체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과천 안전도시 만들기’ 기본조사 연구용역 설명회를 가졌다. 이 설명회는 과천시가 WHO(세계보건기구)의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 따라서 과천시는 국제안전도시를 목표로 이를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코자 곧 기본연구 용역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설명회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아주대 의과대학 지역사회안전증진연구소가 국제공인 안전도시의 개념과 사업 필요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는 부분이었다. 이 아주대 의과대학 지역사회안전증진연구소는 WHO 안전도시 인증의 협력기관으로 이미 국내 여러 도시의 안전도시 인증을 도운 바 있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이 연구소는 과천시에 대해서도 시민손상 발생 현황 및 손상위험요인 조사, 안전도시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 네트워크 구축 등에 대한 안전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고 보면 과천시는 이미 WHO가 인정하는 국제안전도시 공인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셈인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지난해 행정안전부로부터 한국형 안전도시 만들기 시범지역으로 선정돼 5억원의 인텐티브 지원금을 받은 것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과천시를 한국형 시범 안전도시로 만들고자 예산지원을 했는데 과천시는 별도로 WHO 안전도시로 인증받겠다고 하니 이 두 사업이 어딘가 중복되는 부분이 있으며 또 한쪽은 돈만 대고 만 결과로 귀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WHO로부터 국제안전도시로 인증을 받았다는 도시들은 그 ‘국제안전도시’라는 칭호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이를 널리 홍보해 얻는 이득도 내다본다. 그래서 과천시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해 국제 인증을 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국제안전도시 인증엔 문제점이 있다. 우선 ‘국제안전도시’란 명칭 사용이 타당한가 하는 점이다. WHO가 인증하는 것은 ‘Safe Community’다. 여기엔 ‘도시’라는 단어도 들어 있지 않고 ‘국제’란 말도 없다. 이를 국제안전도시라 부르는 것은 자칫 WHO의 ‘Safe Community’의 본의를 왜곡하는 것일 수 있다. ‘Safe Community’는 시민들을 각종 위험요인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노력의 정도가 높다는 것이지 이로써 시민이 완전히 안전한 도시에 산다는 뜻이 아니다. 아무래도 국제안전도시를 자처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국제란 단어의 사용도 이 인증을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느껴진다. 여기서 제안컨대 행정안전부는 안전도시에 대한 정의와 기준을 분명히 해야 한다. 안전도시에 대한 시민들의 오해가 따를 수 있고 사업의 중복집행으로 예산의 낭비라는 부작용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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