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일지 모르나 “안전도시가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안전도시는 현재 몇 곳의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WHO의 ‘Safe Community’ 인증을 통해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 정도에 그친다. 사람들은 그저 안전도시란 보다 안전한 도시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국의 지자체별로 나름대로의 안전도시 만들기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어느 곳은 WHO의 국제안전도시 인증을 받는다고 하고 또 어떤 곳은 국내 안전관련 기관들과의 협조를 통해 안전한 도시를 구현하겠다며 그들만의 계획을 내놓고 있다. 그러고 보면 아직은 우리에게 안전도시로 가는 로드맵이 없어 이 길 저 길로 갈라 나서는 모양새다. 안 그래도 국민안전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안전도시 구축사업을 시작했으나 시작만 했을 뿐 후속조치가 없어 행정주도 안전도시 사업은 방향을 놓친 모습이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서 경기도 과천시, 충남 천안시, 대구광역시 동구, 경남 함양군, 대전광역시 대덕구, 광주광역시 남구, 전남 장흥군, 전북 익산시, 강원도 횡성군 등 9개 지역을 시범안전도시로 선정하고 인센티브 지원금 5억원씩을 내줬지만 이곳이 어떻게 진전된 안전도시의 면모를 갖췄는지는 알 수가 없다. 안전도시를 추구하는 지자체는 인증을 받기 원한다. 그리고 그들이 노력한 만치 안전에 대한 결실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안전도시에 대한 인증과 홍보는 그 자체로서도 안전 증진의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안전도시 인증을 내세우는 것은 현재 WHO의 Safe Community뿐이다. 누가 뭐라던 WHO의 Safe Community는 시민과 기관이 함께 펼치는 안전 운동의 선구자이며 그 권위도 충분히 인정된다. 이 인증사업은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카롤린스카 인스티튜트 공중보건대학에서 대행하고 있다. 카롤린스카 인스티튜트는 1810년에 설립된 스웨덴의 명문 의과대학 겸 연구소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이곳에서 선정 수여하는 권위기관이다. 이 때문에 이곳의 인증을 받으면 일단 국제적인 건강도시로서 인정을 받는다. 행정안전부가 한국형 안전도시를 구축한다고 해놓고 뒤를 잇지 못한 것은 어쩌면 인증기관으로서의 입장이 애매해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해본다. 안전도시 인증이라면 국내에서도 대행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 우리도 카롤린스카 인스티튜트에 비견될 만한 곳들을 개발할 수??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안전도시 만들기에 동참, 전문분야 지원에 나선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지난 3월 중순 인천시와 ‘안전도시 인천 만들기’협약을 맺었으며 이를 위해 시의 공공근로 및 숲가꾸기,??공공 근로자 환경미화원 등에 안전보건 교육 및 기술자료 제공, 고령근로자와 미숙련근로자의 재해예방 활동 등을 지원하게 된다. 또한 시가 발주하는 공사의 밀폐공간 질식사고 예방을 위한 장비 및 기술지원도 실시한다. 인천시의 경우 안전보건 여력이 부족한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 전체 사업장의 97%를 차지하고 있고 재해자 발생과 사망률이 높아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지원을 받고??아시안 게임이 열리는 2014년까지 재해율을 0.58%까지 감소시키겠다는 것이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인천시에 위치하고 있어 이들간의 협동은 안전도시활동의 전형이랄 수 있다. 나아가 공단이 기관의 목적대로 안전보건분야의 권위를 쌓는다면 한국형 안전도시 구축에 여러모로 선구적 역할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어느 곳이든 세계 일류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안전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이며 안전도시가 되려면 지역 전체의 안전보건 수준을 높여야 한다. 선진국으로 자리 잡으려면 안전도시는 필수 조건이다. 한국형 안전도시를 만드는데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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