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112, 114는 알아도 129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129가 무엇인가. 최근 생활고로 세상을 등진 송파 세모녀 사건이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럴 수밖에 없었을까. 이들이 129만 알았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 사건이 빌미가 돼 지금 전국 시·도에선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찾기 위한 일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소외된 계층을 발굴해 긴급복지지원, 기초생활보장 등 공적 지원 또는 민간후원 연계 등의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컨테이너, 폐가, 비닐하우스, 창고 등에서 생활하는 비정형거주자, 단전·단수 가구, 그밖에 생활이 어려워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우선 지원을 실시하고 소득·재산 조사를 거친 후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책정 및 통합사례관리를 통한 지속적인 상담 등 공적 지원을 한다는 것이다. 법에 따르면 긴급지원을 받을 수 있는 위기상황이란 주소득자가 사망, 가출, 행방불명, 구금시설에 수용되는 등의 사유로 소득을 상실하고 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경우, 중한 질병 또는 부상을 당한 경우, 가구구성원으로부터 방임 또는 유기되거나 학대 등을 당한 경우, 가정폭력을 당해 가구 구성원과 함께 원만한 가정생활을 하기 곤란하거나 가구 구성원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경우, 화재 등으로 인해 거주하는 주택 또는 건물에서 생활하기 곤란하게 된 경우, 그 밖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등이 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정작 이것이 필요한 이들이 알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이에 보건복지부가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보건복지콜센터를 비롯한 복지서비스 알리기에 나섰다. 129는 바로 보건복지콜센터를 부르는 긴급전화다. 그래서 복지부는 우선 ‘위험할 땐 119, 힘겨울 땐 129’를 슬로건으로 TV·신문광고를 하고 스티커와 포스터도 제작해 나눠 주고 공공장소에 부착할 것이라 한다. 건강보험료 고지서와 전기료 체납고지서 등 각종 고지서와 온·오프라인 매체를 통해 보건복지콜센터를 알리고 정보 제공을 위한 복지공공포털사이트 개편, 스마트폰 앱 개발 등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뒤늦게 분주한 모습이지만 이제라도 열성을 보이는 것이 다행이다. 복지든 그 어떤 쪽의 안전이든 홍보가 만사라는 것을 깨닫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알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모르면 아무리 값진 것도 무용지물이다. 복지도 안전이다.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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