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든 안전을 외면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특별히 안전에 유의해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이웃의 안전을 두루 챙겨야 하는 안전담당자가 따로 있기도 하다. 말하자면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들에겐 여름철 지독한 이상기후로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려 기록적인 재난의 한여름을 보냈던 기억이 남아 있다. 또 올 초에는 또 그야말로 눈 때문에 큰일을 당했다. 214명의 사상자를 낸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가 그것이다. 그런데 사고원인을 조사해 보니 인허가 단계에서부터 설계, 시공, 감리, 유지관리 등의 총체적 부실이 빚은 참사라는 것이다. 경북경찰청 사고수사본부는 지난달 27일 이 사고에 대한 종합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재난사고와 관련한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구속영장이 신청된 이들은 리조트 사업본부장, 리조트 시설팀장, 원청업체인 종합건설현장 소장, 강구조물업체 대표와 현장소장, 건축사무소 대표 등이었다.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됐다. 건축기술자와 엔지니어링업체 대표, 경주시 공무원 등 16명도 건설산업기본법·공문서 변조·공공기관의 기록물 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그러고 보니 총체적 부실이란 말 그대로 여기저기 안걸리는 데가 없는 형국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검찰 감정단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붕괴 당시 ㎡당 114kg의 적설중량이 발생한데다 주기둥과 주기둥보를 제작·시공할 때 강도가 떨어지는 자재를 사용하는 등 부실자재 사용과 부실시공이 사고 원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과수 등의 시뮬레이션 실험 결과 설계도면대로만 시공됐더라도 체육관은 붕괴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설계과정에서 건축구조기술사의 승인없이 임의로 설계도면이 변경됐고 감리과정에서 강구조물을 검사하지 않아 부실자재가 사용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건축공사에 강도가 떨어지는 자재를 쓰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사고가 난 뒤에야 그 부실이 밝혀지고 그때는 이미 때가 늦는다는 것이 문제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는 인허가단계에서부터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거의 전 부분에서 부실했다고 하니 사고가 안날 수 없었던 것이다. 그 사고시점이 언제냐가 문제였을 뿐이었던 것이다. 더욱이 이같은 부실 건축물이 우리 주변에 더 있을 수 있다는 사실도 부정하기 어렵다. 철저한 점검과 관리만이 사고와 재앙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안전선진국으로 가자고 하는 이유는 우리가 안전하기 위해서다. 안전문화 정착이 그 해결책이다. 안전문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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