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이 표류하고 있다. 정말 큰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부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법 개정안까지 국회에 보냈다. 세월호 참사과정에서 실패의 극단을 보여준 해양경찰청을 해체하고 총리실 산하에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을 밝힌 것이 지난 5월19일이다. 그러나 국회에서는 안전행정위에서의 심의조차 거치지 못하고 있다. 어쩌자는 것인가. 대통령이 국가안전시스템의 혁신을 선언한 이상 정부조직은 어차피 개편될 것이 분명한데 이의 진전이 없으니 해당 부처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고 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해체 수순의 개편이 예고된 해양경찰청은 말할 것도 없고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소방방재청 등도 몇달째 뒤숭숭한 분위기다. 공직사회에선 으레 자기 자리를 걱정한다. 그중에서도 해양경찰청 직원들은 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 어떻게 될지 자신들의 내일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국민들의 입장에선 이대로 가다간 국민안전시스템의 혁신은커녕 더 큰 사고를 부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이런 와중에 새정치민주연합이 국가재난관리체계 재확립을 위해 국민안전부를 신설하고 소방방재청의 업무를 재편해 기관의 명칭을 소방청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유대운 의원은 지난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정부조직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새정치민주연합 동료 국회의원 10명과 함께 발의했다. 그런데 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사실상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자체적으로 수립한 개정안으로 정부가 내놓은 개정안과는 상당한 차이점이 드러나 보인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안전 및 재난에 관한 정책의 수립ㆍ운영 및 조정, 비상대비, 민방위, 방재에 관한 사무를 총괄적으로 관장할 수 있도록 국민안전부를 신설하고 소방방재청은 신설되는 국민안전부로 민방위와 방재업무를 이관한 후 기관의 명칭을 소방청으로 변경하도록 했으며 해양경찰청 역시 해양안전청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육상에서의 수사 및 정보업무를 경찰청으로 이관토록 하자는 것이다. 더불어 안전행정부의 인사업무를 중앙인사위원회로 이관하고 안전행정부의 명칭을 행정자치부로 변경토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대표발의자 유대운 의원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재난총괄기관인 안전행정부는 재난을 예방하고 신속ㆍ적절하게 대응하는데 한계를 노출했다”며 이로 인해 안전행정부의 재난대응 역량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 우리의 문제가 무엇인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표류하고 있지 않은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나. 여·야는 정부조직법 개정안부터 끝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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