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은 유독 사고가 많은 곳이다. 위험한 공사현장인데도 현장 투입인원은 해당직종의 미숙자들이 대거 투입되면서 재해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산재자가 늘어난 데는 바로 이 미숙자들이 한몫을 했다는 얘기다. 재해 피해자는 1년 미만 미숙련 근로자가 전체의 절반이 넘고 40세 이상 중·장년층의 사고율이 높은 것도 예견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로 안전불감증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공분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 수원 광교신도시 대우월드마크 주상복합건물 공사현장 70m 높이에서 타워크레인이 작동 중 꺾어지며 운전자 1명이 숨지고 근로자 1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돌이켜 보면 이같은 타워크레인 사고는 부지기수다. 건설현장에서의 사망사고가 줄을 잇자 건설노조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비의 노후부품 짜깁기, 중고장비의 신형장비 둔갑, 타워크레인 무자격자 조종 등 많은 문제들이 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가 타워크레인 조종사 자격인증에 대한 규제완화정책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의 건설기계관리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적격하중 3톤 미만 타워크레인 조종사는 시·도지사가 지정한 교육기관에서 ‘18시간의 교육이수’를 통해 자격을 취득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건설노조는 무자격자가 운행해 발생되는 대형사고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3톤 미만 타워크레인을 건설기계로 등록한 것인데 고작 18시간 교육이수자가 자격자로 인정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정부측에서 볼 때 3t 미만의 타워크레인은 리모컨으로 조정하는 무인크레인이 많은데 실제로 조종석에 앉아 운전하는 다른 건설기계보다 자격요건을 더 까다롭게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리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입장에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쪽으로 제도를 만드는 게 좋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4월 세월호 침몰이라는 믿기 힘든 사고 이후 대한민국은 그동안의 안전불감증을 반성하고 안전한 나라로 만드는 일을 시대의 최우선 과제로 받아들였다. 그로부터 4개월이 흐른 지금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 것일까. 건설노조의 반발이 만만치 않고 상황이 이쯤 되니 정부도 곤혹해지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역시 대립만 할 일이 아니다. 그 어떤 대책이든 근로자를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정신이 깃들어 있다면 해결은 어렵지 않다. 타워크레인 사고 예방 역시 체계적인 점검을 통해 근로자를 보호토록 세심한 대책 마련 속에 그 해답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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