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불을 사용할 줄 아는 것은 인간밖에 없을 것이다. 이 불을 옳은 방향으로 사용했을 때에는 인류의 안전과 건강, 그리고 행복을 추구하는 웰빙의 삶이 되지만 잘못 사용됐을 때에는 가공할 만한 무기가 돼 모든 것을 멸망으로 가게 만든다. 원자탄이라는 불을 처음 현장에 사용해 보고 그 가공할 위력에 전 세계인이 모두 놀라고 말았다. 그러면 불의 원료가 되는 연료를 어떤 방법으로 취급하느냐에 따라 안전과 보건이 잘 되고 있는지 아닌지가 가려지게 된다. 특히 산업보건 발전 과정은 연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여진다.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던 농경사회에서는 산업현장이 없었지만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면서부터 석탄과 관련된 많은 질환들이 생겨났다. 석탄 채취를 위해 광산업이 발전하게 됐고 탄광 근로자들이 다량의 분진에 노출돼 진폐증이라는 직업병에 걸리게 됐고 이로 인한 사망자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폐광이 되면서 이를 완전하게 처리하고 관리하지 못했을 때 그 피해는 일반 국민에게로 돌아가게 된다. 그 후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면서부터 각종 화학물질에 의한 공업중독이 발생돼 납중독, 망간중독, 수은중독, 카드뮴 중독은 물론 유기용제(유기화합물)의 중독은 아직도 완전히 해결이 안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물의 주제품이라 할 수 있는 유기화합물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한시도 떼어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다뤄지고 있다. 요즈음 ‘새집증후군’이라 불리는 증상은 건축 시공시에 사용되는 페인트는 물론 접착제 등에서 발생되는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 유기용제에 의한 것이다. 그러면 다음의 연료는 현재 상황으로 보아 원자력에 의존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방사능의 무서움은 증명이 됐고 피해가 일어나면 개인별이 아니라 집단으로 발생될 것이다.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의 보건규칙에서도 방사선에 의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해 한개의 장(제8장)으로 들어가 있으며 매우 시기 적절한 대책이라 할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산업이 다양화, 자동화, 정보화되면서 근로자들의 요구사항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이 달라졌다. 작업관련성질환으로 근골격계질환, 뇌·심혈관계질환, 그리고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정신보건, 사무직종의 근로자도 고층빌딩 사무실 등에서 오는 빌딩증후군 등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 표면으로 분출되고 있다. 그렇다고 옛날의 근로자들은 조금 불편해도 괜찮은데 지금 근로자들은 참지를 못한다고 나무랄 수는 없다. 참고 불평없었던 옛 것은 묻어두고 지금의 요구에 맞춰 가야 하지 않으면 대책이라 할 수 없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산업보건 하면 산업의학전문의, 산업위생사, 산업간호사 등 몇몇의 전문분야 종사자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고정관념은 벗어버리고 수요자의 요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문제는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면서 몫을 나누어 갖기에는 시장이 너무 협소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에도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타 직종에 비해 넉넉지 못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지금의 산업보건 역시 해야 할 분야는 넓고 할 일은 많은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한 것이 유감이다. 산업보건은 근로자에게 질병이 발생된 후의 치료가 아니라 발생될 것을 예측해 예방해 나가는 종합건강관리라고 해야 겠다. 산업안전보건인은 소금의 역할을 배워야겠다. 소금은 값이 싸다. 그러나 음식의 맛을 내고 부패하는 것을 방지하며 삶 속에서 한 시도 떼어 놓을 수 없는 물질인 소금의 철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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