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孫子兵法)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저서다. 중국 고대 군사학 명저이며 현존하는 중국 최고의 병서(兵書)라 불린다. 중국 춘추시대 말 손무(孫武)가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 82편, 도록 9권이라고 기록돼 있으나 아쉽게도 이 중 13편만이 전해진다. 우세한 병력의 집중, 민첩한 기동작전 등 손자병법이 전하는 다양한 군사작전의 기본원칙은 일상의 여러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삼국지의 주역 조조(曹操)를 포함한 11명이 주를 달았으며 영어·일어·프랑스어·독일어·체크어·러시아어·한국어 등으로 번역돼 널리 읽힌다. 손자병법은 말 그대로 병법서이지만 결국은 사람의 생존을 위한 지혜를 모은 것이다. 그래서 손자병법을 알면 안전을 도모할 수 있다. 안전의 길잡이가 되는 셈이다. 북경 중남해의 마오쩌뚱(毛澤東) 유물관에 가보면 그가 쓰던 침대 위에 손자병법이 놓여 있다. 그가 죽을 때까지 손에서 놓지 않았다는 책이 바로 이것이다. 이 책은 마오쩌뚱에게 단순한 병서가 아니라 정치, 처세, 안전의 교과서였다고 전해진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빌 게이츠나 일본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씨에게도 기업경영의 지침서가 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손자병법의 전략 전술은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로부터 비롯됐기에 전쟁 뿐 아니라 인간관계에 두루 응용이 가능해 안전을 위한 가이드로 응용할 수 있다. 손자병법은 다수의 라이벌을 상대로 살아남는 법을 다룬다. 그러면서도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가르치는 병서가 아니라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이것이 바로 최고의 안전을 추구하는 방법이다. 손자병법의 13편은 계(計)·작전(作戰)·모공(謨攻)·형(形)·세(勢)·허실(虛實)·군쟁(軍爭)·구변(九變)·행군(行軍)·지형(地形)·구지(九地)·화공(火攻)·용간(用間)으로 구분돼 있다. 제1편의 계, 즉 시계편(始計篇)은 사전의 판단 재료, 비교 검토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쟁이라는 것은 나라의 중대한 일이므로 이해와 득실을 충분히 검토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나와 상대방의 우열을 분석하고 이길 수 있는지 없는지를 분간할 일이다. 이들 조건을 비교 검토해 승산이 있으면 싸울 것이요, 승산이 없다고 생각되면 싸움을 피할 일이다. 승산이 없이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어리석기 그지 없다.” 우리 사업장에서 근로자들은 재해와 싸운다. 근로자들은 작업을 함에 있어 마치 전쟁에 임하듯 자신을 항시 위협하는 위험상황과 대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전쟁의 본질을 파악해야 하듯이 근로자들이 안전하려면 현장의 상황과 위험의 이유를 먼저 알아야 한다. 손자의 병법을 인용하자면 “안전은 나의 중대한 일이다. 자신의 생사와 가족의 존망이 걸려 있다. 그러므로 신중하게 안전을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전쟁을 즐겨하는 장군치고 큰 인물이 없으며 옛 부터 명군이요 명장이라는 사람들은 모두가 군사행동을 신중히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근로현장에서 안전을 챙기지 못하는 리더는 기업의 주축이 될 수 없다. 손자병법의 첫 계시편은 “5가지 사항으로써 전력을 헤아리고 7가지 계교로써 검토하여 그 상황을 탐구한다”고 했다. 여기서의 5가지 사항 중 첫째는 도(道)란 것으로 백성으로 하여금 군주와 일심동체로 만들어 함께 죽을 수 있고 함께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 두번째는 천(天)으로 낮과 밤, 춥고 더움, 맑고 흐림, 계절 등의 시간적 조건을 가리킨다. 세번째는 지(地)로써 거리의 멀고 가까움, 지세의 험하고 평탄함, 지역의 넓고 좁음, 지형의 유리함과 불리함 등의 조건을 가리킨다. 네번째는 장(將)으로 지모, 신의, 인자, 용기, 위엄 등 장수의 기량에 관한 문제다. 다섯번째의 법(法)이란 군의 편성, 책임 분담, 군수물자의 관리 등 군제에 관한 문제다. 이 5가지의 기본 원칙은 장수라면 누구나가 알지 않으면 안 되거니와 이것을 참되게 이해하고 있는 자는 이기고 알지 못하는 자는 이기지 못한다. 이 손자병법에서 우리가 깨닫는 것이 있다. 산업재해를 줄이려면 지휘자가 현명해야 한다. 손자가 ‘천’과 ‘지’로 설명한 것은 현장의 환경조건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이다. ‘법’이란 책임과 더불어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이다. 근로자는 안전수칙을 법으로 알고 지켜야 한다. 근로현장의 모든 이에게 손자병법을 재미있게 알려주면 안전을 챙기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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